아프리카, 많은 언어가 통용되는 대륙
생물다양성 혹은 문화다양성 등 어떤 영역이나 대상의 다양성이 되었든 대개의 경우 다양성은 긍정적 함의의 언저리 속에 머문다. 생물다양성은 생태계의 균형, 환경보호, 지속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책적 차원의 보호나 보존의 대상으로 인식된다. 문화다양성 역시 새로운 문화 창출, 이문화에 대한 포용적 공존과 배려, 다문화적 감수성 고양을 위한 필수적 전제조건처럼 간주된다.
아프리카에 대해 말할 때 언어다양성이 흔히 언급되는데, 언어다양성에 대한 해석은 양가적으로 수용된다. 즉, 생물다양성이나 문화다양성처럼 언어다양성도 존중되어야 할 가치가 있다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효율적인 의사소통에 있어 장애물이 된다는 인식이다. 환언하면 언어다양성은 인식의 고양과 지평 확장, 다양성에 내재하는 창조적 잠재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민족공동체라는 정체성 형성에 있어 다언어사용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으로 나뉘어진다.
문화를 형성하는 핵심요소의 하나가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다양성도 유지되고, 다양한 언어를 보전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는 주장도 일견 자연스럽다. 그러나 언어다양성은 많은 복합적 문제를 파생시킨다. 행정과 공공서비스 제공에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의 문제, 탈종족화된 국민정체성 형성과 국민 통합의 어려움, 수직적 사회이동을 가능케 하는 언어자본 축적 과정에서의 불평등과 소외,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강화되는 종족적 갈등과 분열이 전형적인 부정적 측면이다.